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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토요일 부활성야미사(24.03. 30)
글쓴이 : 오금동성당 날짜 : 2024-04-05 00:04:54   조회 : 225



김중호 마르코 주임신부님 강론 중에서

이렇게 우리가 크게 기뻐하고 축하하는 주님의 부활을 제일 먼저 그리고 가장 강렬하게 체험한 이들은 누구였을까요?
복음서마다 조금씩은 다르지만 대체로 마리아 막달레아와 또 다른 여인들에게 제일 먼저 발현하는 것으로 나옵니다.
하지만 부활하신 예수님을 가장 많이 만나고 주님의 부활을 가장 힘차게 널리 선포한 이들은 예수님의 제자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도망쳤던 제자들은 다시 예루살렘에 모여 그때부터 부활하신 예수님과의 만남, 그 체험 때문에 그것을 선포하기 위해서 온 삶을 바쳤습니다.
이 체험과 부활의 복음이야말로 그리스도 신앙의 핵심입니다.

그렇다면 제자들은 예수님의 죽음을, 그 부활을 어떻게 받아들였을까요?

히브리인들의 종교적 사고 안에서 인간은 영혼과 육신이 구분되지 않는 존재입니다.
그래서 사람이 죽으면 모든 것이 죽는 것이었죠.
그러기에 복음서의 발현 이야기는 부활하신 분과의 만남이 제자들에게 완전히 뜻밖에 닥쳐오는 체험이었음을 보여줍니다.
부활하신 예수님은 엠마오로 가는 두 제자와 함께 걸으시고 그들에게 빵을 나누어 주세요.
호숫가에서 베드로와 동료 제자들에게 고기 잡을 곳을 알려주십니다.
또 제자들이 잡은 물고기로 그들에게 아침을 차려주시고, 제자들에게 자신의 손과 옆구리를 보여주시고, 토마스에게는 당신 상처에 손을 넣어보라고 이르십니다.
이 모든 것은 부활하신 후에 실제적인 육체성을 체험한 사실을 온전하게 전하려는 노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그들은 부활하신 예수님을 갈릴래아에서부터 함께 지내셨던 분, 자신들을 가르치고 이끌어주셨던 분으로,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신 바로 그 분으로 체험했습니다.

죽음으로부터의 부활은 온전히 영적인 사건 그 이상입니다.
전체성, 즉 온 인간이 구원받는 사건입니다. 
단순히 정신만이, 피와 살이 없는 영혼만이 구원받는 것이 아니라 우리 삶의 전 역사가, 우리의 살과 피가, 우리였던 모든 것이 구원을 받습니다.

그런데 "하느님께서 예수님을 죽은이들 가운데에서 부활하게 하셨다."라는 이 문장의 정확한 의미는 무엇일까요?

이 신뢰의 고백에는 예수님의 부활과 함께 종말이 이미 시작되었다는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예수님의 부활과 죽은 모든 이의 부활이 뗄 수 없이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의미이자, 믿는 모든 이는 이미 예수님의 부활의 과정에 함께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우리는 죽은 후에 이 세상을 떠나 부활의 새 세상으로 옮겨가는 것이 아니라 이곳에서 예수님의 부활을 체험하고 예수님의 부활에 참여하면서 부활의 삶을 살아왔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제자들이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나고 체험한 후에 그 부활에 동참하여 완전히 새로운 삶을 살았던 것처럼 우리도 그렇게 새로운 삶을 살아가야 하는 것이죠.
예수님의 부활을 함께 기뻐하고 함께 축하하는 것은 '예수님한테 좋은 일이 생겨서 참 다행이다.'
이런 마음이 아니라 그 부활을 통해 하느님의 구원 사업이 우리 가운데에서 이루어졌고, 지금도 나와 함께, 우리와 함께 이루어지고 있음을 기뻐하고 축하하고 고백하는 것입니다.

하느님께서 예수님을 죽은 이들 가운데서 부활시키셨습니다.
이것이 우리의 믿음이요, 우리의 희망이요, 우리의 기쁨입니다.
그래서 다시 한 번 인사를 나누고자 합니다. 

여러분 부활 축하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