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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의 수요일(24. 2. 14)
글쓴이 : 오금동성당 날짜 : 2024-02-15 00:02:07   조회 : 448




김중호 마르코 주임신부님 강론 중에서

오늘은 재의 수요일입니다. 
오늘부터 시작되는 사순시기를 좀 더 뜻깊은 시간으로 보내고자 하는 마음이 여러분들의 발걸음을 자연스럽게 성당으로 이끌어주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또 그것이 하느님의 이끄심이라고 할 수가 있겠죠.

매년 재의 수요일을 맞이해서 사순시기를 시작할 때면 '이번 사순 시기는 이렇게 보냈으면 좋겠습니다. ' 이런 강론을 준비합니다만 오늘은 사도 바오로의 권고를 여러분께 들려드리고 싶습니다. 

하느님과 화해하십시오.

아니 내가 언제 하느님하고 싸웠다고, 내가 언제 하느님한테 대들었다고 하느님과 화해하라고 하느냐고 생각하시겠죠. 
여러분들이 가장 원하는 하느님은 나를 위로해 주시고, 나를 편하게 해주시고, 나를 힘들게 하지않는 그런 하느님이 아닌가 싶습니다.
제가 언젠가 이런 말씀 드린 적이 있었죠.
하느님은 제 인생을 망쳤습니다. 
저도 여우같은 마누라 얻어서 토끼같은 아이들 키우면서 그렇게 살 수 있기를 바랐는데, 그렇게 제 인생을 망쳤지만 저를 구원하신 분이 바로 하느님이십니다. 

하느님은 우리가 인생을 망쳤다는 생각이 들 수 있는 그런 순간에도 우리를 구원해주시는 분이십니다. 그런 하느님과 여러분이 화해하실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내가 힘들더라도 나를 불편하게 하더라도 그런 하느님이 나를 구원으로 이끌어준다는 그런 마음, 그런 마음이 하느님과 화해하는 모습이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하느님과 화해한다는 것은 나 자신과 화해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드러내고 싶지 않은 나의 모습, 남에게 감추고 싶은 나의 모습, 나의 부족한 모습이라든가 나의 상처라든가 나의 부끄러운 모습과 화해하는 것이 바로 그런 모습까지도 받아들이시고 사랑하시는 하느님과 화해하는 것이 될 수 있을 것이겠죠.

이렇게 올 사순에는 나의 부족한 모습, 부끄러운 모습과 화해하면서 또 그런 모습까지도 받아들이시고 또 위로해 주시는, 그리고 가끔은 나를 좀 불편하게도 하시는 그런 하느님과도 화해하는 그런 시간이 되실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렇게 화해하는 모습, 화해하고자 하는 그런 노력 아래서 지금 이 사순시기가 바로 은혜로운 때, 구원의 날이 되실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